첫째를 키울 때 가장 막막했던 순간이 언제였냐고 물으면, 저는 주저 없이 "방학"이라고 답할 겁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맞은 여름방학, 한 달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 남편과 매일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결국 저희는 각자 연차를 쪼개 쓰고, 할머니께 손주를 맡기고, 방학 프로그램을 여러 개 끊어가며 그 시간을 버텼습니다. 그런데 올해 8월부터는 1~2주 단위로 쪼개 쓸 수 있는 단기 육아휴직 제도가 시행된다고 합니다.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부모라면 1년에 한 번, 방학이나 휴원 기간에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출처: 고용노동부). 맞벌이 가정에게 정말 필요했던 제도가 드디어 생긴 겁니다.

방학 돌봄 공백, 단기 육아휴직으로 메울 수 있을까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가 바로 방학입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 달리 초등학교는 오후 1~2시면 하교하고, 방학는 4-5주씩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저도 처음엔 "방과후 교실에 보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신청해보니 경쟁이 치열해서 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학원을 여러 개 끊거나, 돌봄교실에 간신히 아이를 맡기거나, 연차를 쪼개 쓰는 방식으로 버텨왔습니다. 여기서 '연차'란 근로자가 1년 동안 근무하면서 쌓이는 유급휴가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월급을 받으면서 쉴 수 있는 날인데, 대부분의 직장인은 1년에 15일 정도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 소중한 연차를 방학 돌봄에 모두 소진하다 보면, 정작 본인이 아프거나 쉬고 싶을 때 쓸 날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번에 도입된 단기 육아휴직은 이런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제도입니다. 기존 육아휴직은 최소 30일 이상 사용해야 했지만, 단기 육아휴직은 1~2주 단위로 쪼개 쓸 수 있습니다. 저희 남편처럼 "장기 휴직은 부담스럽지만, 1주일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딱 맞는 제도입니다.
정부는 이 제도가 올해 8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법률 공포 후 6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맞벌이 부부들이 여름방학을 앞두고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육아 커뮤니티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이런 댓글이 많았습니다.
- "방학 때 1주만이라도 남편이 같이 있어줄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 "연차 다 써서 정작 아플 때 못 쉬는 게 제일 힘들었는데, 이제 좀 나아지려나"
- "학원비 아끼면서 아이랑 시간도 보낼 수 있어서 일석이조"
실제로 초등학교 저학년은 오후 시간 돌봄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맞벌이 가정은 아이가 하교한 후부터 부모가 퇴근하기까지 최소 4~5시간의 공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방학 때는 이 시간이 하루 종일로 늘어나니, 부모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전쟁입니다.
저도 첫째 때는 방학마다 할머니께 부탁드리고, 남편과 연차 일정을 맞추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그래서 이번 제도가 정말 반갑게 느껴집니다. 물론 1~2주로는 한 달이 넘는 방학을 다 메우기 어렵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아빠 육아휴직 늘었지만, 중소기업에선 여전히 어렵다
최근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육아휴직 급여를 받은 남성은 6만7200명으로, 전년 대비 60.7% 증가했습니다(출처: 고용노동부). 전체 육아휴직 사용자 중 남성 비율도 36.5%까지 올라갔습니다. 여기서 '육아휴직 급여'란 육아휴직 기간 동안 정부가 지급하는 생활비 지원금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월급 대신 받는 돈인데, 육아휴직자의 통상임금 80%(상한 월 150만원)를 지급합니다.
정부는 이를 '맞돌봄 문화 확대'의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맞돌봄이란 부부가 함께 육아를 분담하는 문화를 뜻합니다. 예전에는 엄마만 육아휴직을 쓰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아빠도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남편처럼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여전히 눈치가 보인다고 합니다. 첫째 때 남편은 육아휴직을 쓰고 싶었지만, 결국 포기했습니다. 회사에서 남자가 육아휴직을 간 사례가 거의 없었고, 복직 후 본인 자리가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소기업은 인력이 빠듯해서 한 사람이 빠지면 업무 공백이 크게 느껴집니다. 대체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동료들에게 업무가 과중되면 미안한 마음에 휴직을 망설이게 됩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알고 있는지,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한다고 합니다. 육아휴직자가 생긴 중소기업에 대체인력 지원금을 월 최대 140만원까지 주고, 업무를 분담한 동료에게도 월 최대 60만원을 지원합니다. 여기서 '대체인력 지원금'이란 육아휴직으로 빠진 직원 대신 새로운 사람을 고용할 때 정부가 인건비 일부를 보조해주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회사가 사람을 뽑는 부담을 덜어주는 겁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런 지원금이 있어도 현실에서는 쓰기 어렵습니다. 대체인력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짧은 기간 일할 사람을 찾기는 더 어렵습니다. 게다가 업무 인수인계에 시간이 걸리니, 1~2주 정도는 대체인력 없이 동료들이 분담해서 버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남편 회사처럼 작은 곳일수록 단기 육아휴직이 오히려 더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기 휴직은 부담스럽지만, 1~2주 정도는 동료들과 조율해서 쓸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편도 이번 제도를 보고 "이 정도면 괜찮아 보이네"라고 반응했습니다. 물론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제도가 생긴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제도를 계속 개선할 계획입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배우자 유산·사산휴가 신설, 임신 중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 허용 등 '배우자 3종 지원 세트'를 도입한다고 합니다. 남성의 돌봄 참여를 더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물론 제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회사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제도가 있어도 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편 회사에서 첫 남성 육아휴직자가 나오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군가 먼저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조금 더 쉬워질 거라고 믿습니다.
단기 육아휴직 제도가 완벽한 해답은 아닙니다. 1~2주로는 한 달이 넘는 방학을 다 메울 수 없고, 중소기업에서는 여전히 눈치가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큰 진전입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런 제도들이 하나씩 쌓여야 합니다.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 그게 바로 나라가 해줘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둘째를 고민하면서 이런 제도들이 계속 나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부모들이 부담 없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