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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고 입시에 대한 생각 (선행학습, 진로선택, 동기부여)

by lanilala 2026. 2. 27.

"특목고 보내면 SKY 가는 거 아니야?" 엄마들 사이에서 한 번쯤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첫째 키우면서 이런 생각 해봤습니다. 그런데 최근 입시 결과를 보면 명문고 간판만으로는 답이 안 나오더군요. 오히려 일반고에서 내신 관리 잘해서 상위권 대학 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N수가 디폴트가 된 요즘, 학교 이름보다 전략이 중요하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선행학습 많이 한다고 다 되는 거 아니더라

일반적으로 선행학습을 많이 할수록 고등학교에서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주변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초등 6학년 때 미적분까지 끝낸 아이가 있었습니다. 엄마가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고등학교 올라가서 수학 성적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진도를 빨리 나간 건 맞는데, 정작 개념이 자기 것으로 소화되지 않았던 거죠.

선행학습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내재화(internalization)입니다. 여기서 내재화란 단순히 문제 풀이 방법을 암기하는 게 아니라, 개념의 원리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선행학습을 한 학생 중 실제로 고등학교 내신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출처: 교육부).

저희 첫째도 초등 때 수학 선행을 꽤 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올라가니까 오히려 "이미 다 안다"는 착각 때문에 대충 넘어가는 문제가 생기더군요. 선행보다 중요한 건 반복과 복습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특히 중2 때 번아웃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등 때부터 회장, 영재원, KMO까지 다 했던 아이가 갑자기 모든 걸 내려놓고 게임으로 도피하는 사례를 실제로 봤습니다.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주입식 교육이 아이의 자율성을 잃게 만든 겁니다.

진로를 너무 일찍 고정시키지 마라

"우리 애는 의대 갈 거야." 초등학교 때부터 이렇게 진로를 못 박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그런데 실제 입시 결과를 보면, 이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고 학생이 고1 때는 공학에 관심 있었다가 고1 말에 의대로 방향을 틀어서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학생은 바이오센서(biosensor), 인공칩, AI 등 공학 분야를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의공학으로 관심이 확장됐습니다. 여기서 바이오센서란 생체 신호를 전기 신호로 변환해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장치를 의미합니다. 의학 용어도 AI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책과 의학 사이트, 학교 선생님께 질문하며 스스로 해결하는 진정성을 보여줬고, 이게 면접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가 아는 명문고 학생들도 고2가 되어서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생조차 자신의 진로를 확실히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런데 초등·중등 때부터 특정 진로를 강요하며 과목 선택까지 정해주는 건 고교학점제(High School Credit System)의 취지와도 맞지 않습니다. 고교학점제란 학생이 진로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하는 제도로, 학생 주도성을 강조합니다.

저희 첫째는 완벽주의 기질이 있어서 진로를 너무 일찍 정하면 오히려 압박감만 커질 것 같더군요. "저 학교 가려면 이렇게 해야 해"라는 말이 도전형 아이에게는 자극이지만, 위험회피 성향의 아이에게는 실패 공포를 키울 수 있습니다.

진로는 열어두는 게 맞습니다. 중2쯤 되면 최소한 문과형인지 이과형인지 정도의 성향 파악은 필요하지만, 그 이상은 아이 스스로 찾아가게 두는 게 좋습니다.

동기부여가 핵심이다

SKY 의치한약수 합격생들의 공통점은 초등·중등 때 제대로 된 동기부여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공부 열심히 해"라는 잔소리가 아니라, 구체적인 목표와 연결된 동기부여 말이죠.

저는 첫째에게 중학교 때 몇 개 고등학교 설명회에 데려갔습니다. 직접 학교를 보고 "이 학교에 가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구나"를 체감하게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과고나 영재고를 목표로 한다면 자연스럽게 과학적 흥미를 키우고 수학·과학의 기본기를 다져야 합니다. 이런 동기부여가 있어야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해야 할 이유를 찾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STAP, Student Records-based Admissions Process)에서 중요한 건 발전 가능성과 공동체 배려입니다. 여기서 학생부종합전형이란 내신 성적뿐 아니라 학생의 활동, 성장 과정,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 방식입니다. 발전 가능성은 지적 호기심과 활동에 대한 진정성을, 인성 파트는 "무엇을 위해 희생했는가"를 보여주는 겁니다.

단순히 회장·부회장 경력보다는 이런 활동들이 평가받습니다:

  • 동아리 활동에서 후배들을 이끌며 보여준 리더십
  • 학교 축제 준비 과정에서 드러난 협력과 배려
  • 교내외 봉사활동에서 나타난 진정성 있는 나눔

면접에서는 '아이 컨택(eye contact)'도 중요합니다. 면접관이 질문할 때 시선을 떼지 않고 꾸준히 바라보는 태도는 비록 가산점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긍정적인 인상을 남깁니다.

제 경험상 초등 학부모들에게는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째, 부모가 보여주는 간접 교육입니다. 부모의 말투나 리액션이 아이의 성격과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둘째, 끊임없는 소통과 대화입니다. 사춘기나 기숙학교 생활로 대화가 단절되기 쉬운 상황에서도 무한한 대화를 통해 아이와의 신뢰를 유지해야 합니다.

결국 명문고가 답은 아닙니다. 학교 간판보다는 아이의 상태와 성향에 맞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선행학습도 속도보다 내재화가, 진로도 너무 일찍 정하기보다 열어두는 게,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 공부할 이유를 찾게 하는 동기부여가 핵심입니다. 저도 여전히 배워가는 중이지만, 이런 원칙들은 실제 입시 결과에서 확인되는 사실이라는 걸 주변 사례들을 통해 체감하고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4MCFVDcWq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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